인터넷에서 프롱크 교수의 책이 번역되어 출간되던 즈음에 제작된 홍보 영상을 보았다.

프롱크(Cornelis Pronk) 교수의 최근 대표작「도르트신조강해」(Expositort Sermons On The Cannons Of Dort)을 읽은 소감을 말하려고 한다. 이미 몇 번 말한 것처럼, 이 책에서 프롱크 교수는 율법에 대해 사도 바울과 다른 관점을 피력하였다 (p.73, 236, 257, 258, 259, 262, 264, 268.).

프롱크 교수는 율법 안에서 창조된 아담이 율법을 지키지 못하여 망했고, 그리스도가 아담을 대신하여 율법을 지킨 공로로 우리에게 의를 주었고, 십자가로 죗값(형벌)을 면제받게 했다고 그리스도의 복음을 설명했다.

“하나님께서는 자신의 아들 안에서 가치를 찾기를 기뻐하셨습니다. 그리고 그리스도는 그 가치를 만들어 내셨습니다! 그리스도께서는 하나님의 율법에 대한 순종을 이루셨고 사람의 죄에 대한 값을 하나님께 지불하셨습니다. 그리스도께서 우리의 구원을 위해 필요한 모든 것을 공로로 얻으셨습니다 (p.73,74).”

“죄인은 자신의 대표자이신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님의 율법에 완전히 순종했습니다. 그리스도의 의가 그 죄인에게 전가됩니다 (p.236).”

“그리스도께서는 자기의 백성을 위해 주님의 모든 계명에 완전히 순종하셨습니다. 이것이 복음입니다. 이 복음은 자신의 죄의 짐을 느끼는 죄인들에게 기쁜 소식입니다 (p.268).”

그러나 사도 바울의 성경 어디에도 그리스도가 아담 대신 율법을 지켜서 의를 획득하고 전가하여 우리에게 의롭다하심이 주어졌다는 내용이 없다. 프롱크 교수는 분명히 사도 바울과 다른 방식으로 그리스도의 복음을 설명하였다. 성경에서 사도 바울은 오직 그리스도의 피 흘리시고 죽으심이 우리의 죄를 없이 함으로 우리에게 의와 구원이 되었다고 말씀한다.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속량으로 말미암아 하나님의 은혜로 값 없이 의롭다 하심을 얻은 자 되었느니라” (롬 3:24)

“우리가 그 피를 인하여 의롭다 하심을 얻었은즉 더욱 그로 말미암아 진노하심에서 구원을 얻을 것이니” (롬 5:9)

“하나님이 죄를 알지도 못하신 이를 우리를 대신하여 죄로 삼으신 것은 우리로 하여금 그 안에서 하나님의 의가 되게 하려 하심이라” (고후 5:21)

그리고 바울은 프롱크 교수처럼 한번도 율법을 준수하신 그리스도를 선전하지 않았다. 바울은 오직 십자가에서 피 흘리신 그리스도를 선전하였다.  

"내가 너희 중에서 예수 그리스도와 그의 십자가에 못 박히신 것 외에는 아무 것도 알지 아니하기로 작정하였음이라" (고전 2:2)

"형제들아 내가 지금까지 할례를 전하면 어찌하여 지금까지 핍박을 받으리요 그리하였으면 십자가의 거치는 것이 그쳤으리니" (갈 5:11)

"그러나 내게는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외에 결코 자랑할 것이 없으니" (갈 6:14)

사도 바울과는 다른 관점에서 율법을 이해하고 그리스도의 복음을 설명하는 것은 프롱크 교수 한 사람만의 특징이 아닌 것 같다. 사도 바울은 다음과 같이 말했는데, 혹 프롱크 교수의 복음을 전개하는 다른 방식이 성경의 심각한 경고에 해당되는 지에 대해서는 각자가 생각해 보기 바란다. 

"그러나 우리나 혹 하늘로부터 온 천사라도 우리가 너희에게 전한 복음 외에 다른 복음을 전하면 저주를 받을지어다." (갈 1:8)

어떤 분이 질문을 보내왔다. 기존 교회에 다니다 청교도주의 목회하는 교회로 이사하였는데, 그곳 목회자로부터 이전 교회에서 배우고 당연하게 여겼던 구원의 확신이 잘못된 것이라며 버릴 것을 요구받았다고 한다. 대신 율법을 철저하게 지키고 항상 회개하면서 진정한 성령의 회심의 은혜가 오기를 기다리고 준비하도록 지도받고 있다고 한다. 그 신자의 가족이 과연 청교도주의 목회자들의 에드워즈의 회심준비론이 성경적인지 가르쳐 달라는 요청하였다.

이전에도 비슷한 질문이 있었다. 한국에서 이단상담소를 운영하는 한 이단사역자는 청교도신앙을 가르치는 목회자의 교회에서 율법을 지키고 회개하면서 구원을 사모하라고 배우고 있는 어떤 신자가 신앙생활이 원래 이렇게 어렵고 힘든 것이냐고 물었다고 한다. 그 분은 자신이 청교도에 대해 알지 못하므로 나에게 문의하였다. 

프롱크 교수의 성경이 말하지 않는 율법을 중시하는 복음 설명은 그 한 사람의 특징이 아니다. 이전에 에드워즈의 신학과 부흥을 연구할 때에 에드워즈에게서도 율법을 매우 중시하는 회심준비 사상이 크게 강조되었음을 보았다. 이것은 한국 교회 속에 자리잡은 ‘청교도신학’ 또는 ‘청교도 개혁주의’, 또는 ‘청교도 목회’의 뚜렷한 특징 가운데 하나이다. 프롱크 교수의 율법 중심으로 복음 제시는 가장 뛰어난 엘리트 개혁신학이라고 알려진 청교도 사상의 율법 이해를 연구하는 좋은 계기가 될 것으로 생각된다.

율법과 복음에 관한 이러한 약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프롱크 교수의 이 작품은 반드시 읽어볼 가치가 있다고 힘주어 말하고 싶다. 이 책은 개혁신학의 근간인 칼빈주의 5대 강령이 왜 성경적이고, 왜 이것을 파괴하는 알미니안 신학이 부당한지에 대해 프롱크 교수가 설교하는 형식으로 진술해 나가는 작품이다. 이 책을 정확하게 읽음으로 얻게되는 가장 큰 유익은 알미니안 신학의 뿌리와 발전과 결말을 한 눈에 조망하게 된다는 것이다.
 

정이철 목사가 프롱크 교수의 <도르트신조 강해>를 정독한 흔적


나는 책을 읽을 때 인상 깊은 내용을 발견하면 반드시 기록으로 남긴다. 보통 그 책의 겉표지 안쪽부터 목차가 수록된 페이지 사이의 빈 공간에 남긴다. 유익을 주는 좋은 내용이 많으면 더 많은 흔적이 남는다. 그 흔적이 없다면 별 유익을 주지 못하는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은 유익한 내용과 더 생각을 깊이 해야 할 내용들로 인해 너무도 많아 남겨진 흔적들이 너무 많았다. 그 공간이 부족하여 별도의 종이 4 페이지가 더 동원되었다. 그 정도로 이 책은 개혁신학 안에서 기독교 신앙과 성경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는 유익한 내용을 많이 제공한다. 그리고 더 연구하거나 거르거나 교정해야 할 내용도 있었다.

필자가 프롱크 교수의 율법 중심의 복음제시 방식에 대해 날카롭게 비판한 것으로 인해 이 책이 너무 평가절하 되지 않기를 바란다. 모든 인간의 작품은 완전할 수 없고, 부족한 인간이 만들어 내는 모든 예술품들과 작품들은 무조건적으로 수용되지 않고 비판과 검증의 과정을 거치는 것이 모두에게 유익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비판하고 검증하는 사람의 주장에 타당성이 없으면 그 자신이 앞으로 신뢰받지 못하는 사람으로 전락할 것이다.

이 책을 통하여 어떤 유익을 얻었는지를 일일히 소개하는 대신, 얼마나 깊은 관심을 가지고 이 책을 읽었는지를 보여주는 사진 한장을 위에서 소개함으로서 더 많은 사람들이 이 책에 관심을 보여주기를 나의 마음을 표현하였다. 끝으로 이 책을 출판하기 위해 번역, 편집 등으로 수고하신 많은 분들에게 감사드린다.

 

정이철 목사 / 바른믿음 대표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바른믿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정이철 목사는 2004년부터 현재까지 미국 미시간 주 ‘앤아버 반석장로교회’의 담임목사이고 거짓 신학의 ‘견고한 진’(고후10:4)을 무너뜨리기 위해 시작된 신학신문 <바른믿음>의 대표이다.
총신대학(B.A 졸업), 총신대학 신학대학원(M.Div Eqiuv.졸업), 아세아연합신학대학 대학원(Th.M 졸업), Liberty Theological Seminary(S.T.M 졸업), Fuller Theological Seminary(Th.M 수학), Puritan Reformed Theological Seminary(Th.M 수학), Liberty Theological Seminary(D.Min 수학), 남아공신학대학원(South African Theological Seminary, Ph.D)에서 연구하였고, 현재 University of Pretoria(Ph.D)에서 연구하고 있다.
저서로는 「신사도 운동에 빠진 교회」, 「제3의 물결에 빠진 교회」, 「가짜 성령세례에 빠진 교회」, 「피터 와그너의 신사도운동 Story」, 「한 눈에 들어오는 청교도 개혁운동」, 「능동적 순종에 빠진 교회」가 있다.